2016년 12월 30일 금요일

반포의 효 : 까마귀



안국선, 금수회의록 中 반포지효(反哺之孝)

"사람들은 만물 중에 제가 제일이라 하지마는, 그 행실을 살펴볼 지경이면 다 천리에 어기어져서 하나도 그 취할 것이 없소.
우리 까마귀의 족속은 먹을 것을 물고 돌아와서 어버이를 기르며 효성을 극진히 하여 망극한 은혜를 갚아서 ....

1784년 미국 조류학자 피이르라 하는 사람이 우리 까마귀 족속 2258 마리를 잡아다가 배를 가르고 오장을 꺼내어 해부하여 보고 말하기를 까마귀는 곡식을 해하지 아니하고 곡식에 해되는 버러지를 잡아먹는다 하였으니 ....

우리가 밤중에 운느 것은 공연히 우는 것이 아니요, 나라에서 법령이 아름답지 못하여 백성이 도탄에 침륜하여 천하에 큰 병화가 일어날 징조가 있으면 우리가 아니 울 때에 울어서 사람들이 깨닫고 허물을 고쳐서 세상이 태평무사하기를 희망하고 권고함이요, ...

사람들은 우리 소리를 듣고 흉한 징조라 길한 징조라 함은 저희들 마음대로 하는 말이요, 우리에게는 상관없는 일이라. 그것은 사람들이 무식하고 어리석어서 저희들이 좋지 아니한 때에 흉하게 듣고 하는 말이로다. ... 요.순적 봉황은 상서라 하고, 왕망 때 봉황은 흉조처럼 알았으니, 물론 무슨 소지든지 사람이 근심 있을 때에 들으면 흉조로 듣고, 좋은 일 있을 때에 들으면 상서롭게 듣는 것이라. ... 길하다 흉하다 하는 것은 듣는 저희에게 있는 것이요, 하는 우리에게 있는 것이 아니어늘, 사람들은 이렇듯 이치를 알지 못하는 어리석은 동물이라, 책망하여 무엇 하겠소.

사람들은 일 아니하고 놀면서 잘 입고 잘 먹기를 좋아하되, 우리는 제가 벌어 제가 먹는 것이 옳은 줄 아는 고로 결탄코 우리는 사람들 하는 행위는 아니하오. 여러분도 다 아시거니와 우리가 사람에게 업수이 여김을 받을 까닭이 없음을 살피시오."


문학이 추구하는 아름다움


미적 범주, 즉 문학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의 범주에는 비장미, 우아미, 골계미, 숭고미가 있다.

모든 문학작품에는 '있는 것'과 '있어야 할 것'이 존재한다. '있는 것'이란 현재 작품에서 보여지고 드러나는 것이고, ' 있어야 할 것'이란 그 작품이 지향하는 바나 그 작품 이면에 존재하는, 일종의 전제된 무엇을 의미한다. 이 '있는 것'과 '있어야 할 것'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느냐에 따라, 우리는 문학작품에서 네 종류의 아름다움을 각각 느끼게 된다. 그 둘이 서로 대립되어 나타나면 비장미와 골계미를 느끼게 되고, 그 둘이 융합되어 나타나면 우아미와 숭고미를 느끼게 된다. 숭고미와 우아미, 비장미와 골계미는 '있는 것'과 '있어야 할 것'중 어느 쪽에 의해 융합 혹은 대립이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구분된다. 다시 말해, 있어야 할 것에 의해 융합이 이루어지면 숭고미가, 있는 것에 의해 융합이 이루어지면 우아미가 느껴지고, 있어야 할 것을 긍정하고 있는 것을 부정할 때 비장미가, 있는 것을 긍정하고 있어야 할 것을 부정할 때 골계미가 느껴진다.

구체적인 예로는
<제망매가>라는 향가 작품을 살펴보자. 이 작품에서 현재 '있는 것'은 누이의 죽음으로 인한 이별이고 '있어야 할 것'은 미타찰에서 다시 만나야겠다는 기대이다. 이 향가의 시적 화자는 누이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지만, 누이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해 괴로워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슬픈현실(있는 것)을 극락세계에서 다시 만날 것(있어야 할 것)에 대한 믿음으로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작품에서 우리는 '숭고미'를 느낀다고 한다. 숭고미는 모순된 상황에 처해 자연의 이상적인 질서와 조화를 추구하려는 정신과 태도가 두드러질 때 잘 드러난다.

윤선도의 <어부사시사>를 생각해보자. 윤선도는 <어부사시사>를 통해 자연 속에서 한가롭게 살아가는 삶의 즐거움을 노래하고 있다. 여기서 '있는 것'은 어부의 즐거운 생활이고, '있어야 할 것'은 그렇게 지내야겠다는 생각이다. 다시 말해 있는 것과 있어야 할 것은 딱히 구분되어 있지는 않다. 현실 생활이 이미 자신이 바라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이런 작품에서 우리는 '우아미'를 느낀다. 우아미는 작가가 주로 고상함과 순수함을 추구할 때 형상화되는 아름다움인 것이다.

조선 선조 때의 문인인 임제가 쓴 한문단편소설 <원생몽유록>. 이 작품은 생육신의 한 사람인 원호를 주인공으로 하여 사육신과 단종의 사후생활을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는 현명한 임금과 충성스런 신하가 참혹한 지경에 이른 상황이 묘사되어 있는데 이것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있어야 할 것'은 현명한 임금과 충성스런 신하가 마땅히 승리해야 한다는 당위이다. 이 둘은 서로 대립되는 관계에 놓여 있다. 이런 작품에서 우리가 느끼게 되는 아름다움은 비장한 아름다움이다. 마땅히 있어야 할 것이 현실에서 실현되지 못하고, 주인공은 좌절할 때 우리는 '비장미'를 느낀다. 비장미는 슬픔, 고통, 절망 등의 감정을 예술적으로 표현할 때 잘 드러난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전통 가면극인 <봉산탈춤>에서 양반에 대한 풍자와 신랄한 비판이 담겨 있어 우리에게 통쾌한 웃음을 유발한다. 이 작품에서 '있는 것'은 양반에 대한 말뚝이의 항거이다. 하지만 원래 '있어야 할 것'은 양반에게 복족해야 한다는 규범이다. 서로 대립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비장미의 상황과 유사하지만 <봉산탈춤>에서는 '있는 것'이 '있어야 할 것'을 파괴한다. 그리고 대게 '있어야 할 것'은 나쁜 것, 무의미하고 거짓된 것이다. 따라서 이것이 파괴될 때 우리는 통쾌함을 느끼게 된다. 이런 작품에서 우리는 '골계미'를 느낀다. 골계미는 주로 풍자정신의 바탕이 된다.




                                                  있어야 할 것


                           숭고                        |                        비장                          
                                                         |                                                                                                        융화<------------------------------------------------------------------------->상반
                                                         |
                          우아                         |                        골계

                                                      있는 것



(1) 숭고미 : 주객의 모순과 융합
(2) 우아미 : 갈등과 모순이 없는 상태
(3) 비장미 : 현실적 장벽, 이상의 좌절
(4) 골계미 : 의의제기, 풍자, 조롱


출처 : <조동일, [한국 문학의 양상과 미적 범주]>- 고등학교 국어시간

2016년 9월 17일 토요일

Suits Conversation 03




And don't give a rat's ass about your grandmother
그리고 네 할머니에 대해 전혀 신경쓰지마렴